고려아연 최윤범, 아크미디어 선행투자… 측근 동원된 '사전 기획 배임' 의혹 정황 드러나
게시일 2026.10.12
- 고려아연 자금 등 250억 원 '사전 대기' 해두고… 최 이사 및 측근 7인 지분 선행 확보 후 투입
- 설립 1개월 신생사에 '이너서클 7인' 초기 주주 등재…1명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 사법·조세 당국, 선행투자 및 자금 유용 의혹 관련 전방위 조사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고려아연 최윤범 사내이사의 비상장 엔터테인먼트사 선행투자 의혹이, 회삿돈이 투입될 길목을 사전에 파악해 최 이사와 그 측근들이 지분을 미리 심어둔 '치밀하게 기획된 사익편취형 배임거래'였다는 정황이 구체적인 회계 기록과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특히 최 이사가 비상장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선행투자하고 고려아연 자금 250억 원이 투입되는 2개월의 기간 동안 최 이사 지인 등 '이너서클 7인'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크미디어 지분을 사전 확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욱이 이들 7인 중 1명은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돼, 단순 사익편취를 넘어 최고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할 내부 통제 시스템마저 무력화·사유화했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된다.
■ 고려아연 자금 등 250억 '대기'시켜 두고 최윤범·측근 지분 선행확보… 59일간 정밀하게 짜인 '길목 지키기'
영풍·MBK 파트너스가 확보한 자료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대규모 자금을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 계좌에 미리 '대기'시켜 둔 상태에서 최 이사 개인과 핵심 측근들이 먼저 지분을 확보한 뒤, 준비된 고려아연 회삿돈을 대거 밀어 넣는 방식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이들의 거래는 2020년 5월부터 약 2달에 걸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진행됐다.
첫 단추는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였다.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설립된 지 불과 20일 된 신생 법인 아크미디어 투자를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블라인드 펀드인 ‘코리아그로쓰제1호’에 약 236억 5,900만 원을 출자했다. 이는 펀드의 아크미디어 출자요청액(250억 원) 중 고려아연의 출자 비율에 해당하는 94.64% 규모였다.
주목할 점은 이 자금이 곧바로 집행되지 않고 펀드 계좌에 머물러 있는 사이 벌어진 일들이다. 회사 자금이 펀드에 입금된 지 17일 만인 2020년 5월 29일, 최윤범 이사는 개인 명의로 설립 1개월 된 아크미디어의 제1회 전환사채(CB) 17억 원어치를 직접 사들였다.
이어 불과 1주일 뒤인 6월 5일, 아크미디어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때 최 이사의 지인 등 핵심 측근들이 주당 5,000원에 신주를 배정받아 총 7인이 아크미디어 지분 전부를 확보했다. 같은 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아크미디어 사내이사로 전격 취임했다.
최 이사와 측근들의 지분 확보 작업이 마무리되자 멈춰 있던 회삿돈이 비로소 움직였다. 7월 10일, 펀드 계좌에 묶여 있던 고려아연 자금이 코리아그로쓰1호를 통해 아크미디어 제2회 CB로 단숨에 넘어 갔다. 자본금 1억 원으로 출발해 설립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무실적 신생 회사에 자본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고려아연 자금이 일거에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 "회삿돈 들어올 길목 알지 않고선 불가능"… 전형적인 사전 기획형 배임 거래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59일간의 자금 흐름'을 두고 전형적인 '길목 지키기'이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사전기획형 배임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GP)가 출자자(LP)로부터 자금을 납입(캐피탈콜)받는 경우, 늦어도 3~4일 이내에 투자처로 송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고려아연이 236억 원이 넘는 거액을 출자해 놓고도 무려 59일간 자금을 펀드 계좌에 묶어둔 채, 그사이에 펀드 투자대상인 아크미디어에 대하여 ▲최 이사의 CB 인수, ▲측근 7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지창배 대표의 이사 선임이 마치 짜인 각본처럼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더욱이 초기 유상증자로 특혜성 지분을 배정받은 최측근 7인 가운데 1명이 이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는 점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영풍·MBK 관계자는 "고려아연 자금 등 250억 원이 투입돼 기업가치가 뛸 것을 사전에 완벽히 인지하지 않고서는 설립 한 달 된 무실적 신생 드라마 제작사에 최윤범 당시 고려아연 대표 개인과 핵심 측근들이 줄지어 지분을 확보할 이유가 없다"며 "회사의 공적 자금을 사적 투자이익의 지렛대로 삼고, 본인은 물론 특수관계에 있는 이너서클에 막대한 시세차익 기회를 안겨주며, 감시망마저 무력화하려 했던 전형적인 특혜성 배임 거래이자 모럴해저드"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이사의 이 같은 비상장사 선행투자와 회사 자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관련 당국의 조사와 수사도 전방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세 당국은 최 이사 및 그 일가의 회사 자금 유용(터널링) 혐의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법 당국 역시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최 이사의 비상장사 선행투자 및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금융거래 자료 일체를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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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아크미디어 선행투자 및 자금 집행 일지
- 2019.03.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취임
- 2019.05 최윤범 대표의 중학교 동창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 2020.04.22. (구)아크미디어 설립 (자본금 1억 원)
- 2020.05.12. 고려아연,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세운 '코리아그로쓰1호' 사모펀드에 236억 5,900만 원 출자 (펀드 자금 사전 대기)
- 2020.05.29. 최윤범 대표, 아크미디어 제1회 CB 17억 원 인수
- 2020.06.05. 최윤범 대표 측근 아크미디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 아크미디어 사내이사 취임
- 2020.07.10. 코리아그로쓰1호, 고려아연 대기 자금으로 아크미디어 제2회 CB 250억 원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