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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측근의 상장사 ‘되사기’에 고려아연 돈 94억원 동원

게시일 2026.10.22

- 고려아연이 신설법인 기업어음(CP) 인수로 공급한 자금, 중간법인 거쳐 지창배 ‘이매진아시아’ 인수에 사용
- 3주 뒤 고려아연 출자 원아시아 펀드 자금으로 CP 상환…최종 투자손실 위험도 펀드에 남아
- 영풍·MBK “‘고려아연 자금 투입→고려아연 출자 펀드로 상환’…청호컴넷 우회지원 의혹과 판박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측이 과거 가족회사를 통해 보유했다가 매각한 코스닥 상장사 이매진아시아의 지배력을 다시 확보하는 과정에 고려아연 자금 93억6,000만원이 동원된 정황이 확인됐다.

 

고려아연이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설법인의 기업어음(CP)을 인수해 공급한 자금은 여러 중간법인을 거쳐 이매진아시아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됐다. 약 3주 뒤에는 고려아연이 새로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자금이 중간법인에 투입됐고, 이 자금으로 고려아연의 CP가 상환됐다. 고려아연의 직접 투자금은 외형상 회수됐지만, 최종 투자손실 위험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에 남았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먼저 공급한 자금을 고려아연 출자 펀드 자금으로 상환하고, 최종 손실 위험까지 해당 펀드가 떠안은 ‘셀프상환’ 구조”라며 “청호컴넷 우회지원 의혹과 판박이인 자금 흐름이 반복된 만큼,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공시와 법인등기부, 관련 거래 기록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19년 12월 영미디어이엔티가 발행한 93억6,000만원 규모의 CP를 인수했다. 당시 영미디어이엔티는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뚜렷한 영업 실적이나 사업 기반이 확인되지 않는 신설법인이었다.

 

영미디어이엔티는 자금을 받은 당일 이를 대여금과 지분 인수대금 등의 형태로 디케이이앤엠에 넘겼다. 디케이이앤엠은 같은 날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주식 전부를 인수했고, 라이브엔터테인먼트는 다음 날 이매진아시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고려아연에서 출발한 93억6,000만원이 영미디어이엔티와 디케이이앤엠, 라이브엔터테인먼트를 차례로 거쳐 이매진아시아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사용된 것이다.

 

약 3주 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에 96억원을 새로 출자했다. 입금 당일 원아시아 펀드는 영미디어이엔티가 보유하던 디케이이앤엠 지분을 매수하고 디케이이앤엠이 발행한 신주를 인수했다. 디케이이앤엠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 등으로 영미디어이엔티에서 빌린 돈을 갚았고, 영미디어이엔티는 다시 이 자금으로 고려아연에 CP를 상환했다.

 

최초 자금 공급과 CP 상환 재원이 모두 고려아연에서 나온 셈이다. 고려아연이 직접 인수한 CP는 상환됐지만, 자금의 성격이 채권에서 지분으로 바뀌면서 투자손실 위험이 고려아연 출자 펀드로 이전됐을 뿐이라는 게 영풍·MBK 파트너스의 지적이다.

 

이매진아시아가 과거 지창배 대표의 가족회사인 청호컴넷이 보유했던 회사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청호컴넷은 이매진아시아를 인수했다가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2018년 10월 이를 매각했다. 그러나 불과 1년여 뒤 지창배 대표 측은 고려아연에서 출발한 자금과 고려아연 출자 펀드를 활용해 이매진아시아의 지배력을 다시 확보했다.

 

디케이이앤엠은 이후 포커스이엔지로 사명을 변경하고 라이브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한 뒤 아크미디어에 흡수합병됐다. 그러나 아크미디어의 실적 악화와 재무 부실로 원아시아 펀드가 투입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지창배 대표 측은 과거 가족회사가 매각했던 이매진아시아의 지배력을 다시 확보한 반면, 최종 투자손실 위험은 고려아연 출자 펀드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사내이사의 측근과 관련된 사업에 고려아연과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자금이 반복적으로 동원됐다면,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로 볼 수만은 없다”며 “중대한 이해상충과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최윤범 현 사내이사였다”며 “누가 이 거래를 제안하고 결정했는지, 사업성과 회수 가능성 및 이해상충 여부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거래의 실질적인 구조와 자금의 최종 용처가 이사회에 투명하게 보고됐는지 관계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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