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 표결 기준 뒤집은 고려아연… 표 대결 속 ‘불공정 주총 진행’ 논란

게시일 2026.03.24

고려아연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을 변경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총에서 적용된 기준과 다른 방식을 적용하면서, ‘의장권 남용’과 함께 표 대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한 또 다른 편법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논란의 핵심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고려아연 스스로가 주총에서 변경했다는 데 있다. 이는 이미 적용된 기준을 뒤집은 조치라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지만,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는 특정 후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행사되지 않은 표가 발생하는데, 이를 그대로 인정할지, 아니면 비례적으로 재배분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기준을 확정한 바 있다. 지난해는 미행사된 의결권을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을 기준으로 결과를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는 기존과 달리 과소표결된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존 기준을 뒤집었다.

 

이미 기 적용된 기준을 주총에서 갑자기 변경한 것은 단순한 해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준 변경이 영풍·MBK 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 측 간 치열한 표 대결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집중투표제에서는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표결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은 이사회 구성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이미 전년도에 적용된 기준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절차적 일관성과 주주평등 원칙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주주가 의결권을 일부만 행사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라며 “이를 사후적으로 재해석해 재배분하는 것은 본래 의결권 행사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