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인수 논란' 美 '이그니오' 본사는 공유 오피스?…고려아연의 인수대금 5,800억 원은 어디에 쓰였나
게시일 2024.10.10
- 미국 한인매체 등 “본사 건물 찾아가 보니 공유 오피스로 확인” 보도
- “지난해 530억 원 손실, 나머지 4개 공장은 단순 처리 시설 불과”
고려아연의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진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 회사 ‘이그니오 홀딩스’가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아연이 무려 약 5,8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이그니오 홀딩스’가 제대로 된 본사 사무실조차 갖추지 않은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현지 한인매체 등 복수의 언론 매체는 27일 “이그니오 홀딩스의 불투명한 인수 배경이 영풍-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그니오가 뉴욕 본사로 소개한 곳이 공유 오피스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들은 보도를 통해 “고려아연의 인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일(현지시간) 이그니오 홀딩스 본사가 있는 뉴욕 중심가 ‘브로드웨이 140 빌딩’을 직접 찾아가 봤다”며 “빌딩 관리업체 관계자는 ‘그런 기업은 여기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이그니오 홈페이지에는 이 빌딩 50층에 본사 오피스가 있다고 소개돼 있다”며 “관리업체 직원에게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빌딩 주소를 보여주며 재차 ‘이그니오’라는 기업이 임차인 목록에 있는지 문의했지만, 직원은 ‘그런 이름의 기업은 이 건물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며 재차 강조했다.
이어 “뉴욕 주정부의 기업체 등록 정보 확인 결과, 이그니오의 지분 100%를 보유한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의 주소가 바로 ‘브로드웨이 140’ 빌딩 50층으로 등록돼 있었고, 페달포인트가 이곳으로 주소를 옮기기 전 이용했던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주소도 공유 오피스였다”며 “결국 5,8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 이그니오가 ‘브로드웨이 140’ 빌딩에 회사 명의로 임차한 사무실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자회사인 EvTerra를 통해 미국의 애틀란타와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텍사스 등 4개 지역에 재활용 처리시설을 건설했는데, 이들 공장은 컴퓨터나 전자제품을 분쇄해 비철금속 재활용을 위한 중간 재료로 분리해내는 공정을 갖춘 재처리 시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고려아연이 무려 5,8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이그니오는 제대로 된 본사 사무실조차 없고, 자회사들마저 전자제품의 폐기물을 분쇄해 중간 재료로 분리하는 소규모 재처리 시설에 불과한 셈이다. 과연 5,8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회사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최근 영풍은 이같은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고가 인수 논란’ 등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불거진 여러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법인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 LLC)를 통해, 자본총계 -18.73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 LLC)를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서 총 5,800억 원을 들여서 인수했다. 당시 이그니오의 연 매출은 29억 원에 불과했다. 자본잠식 회사를 매출의 약 202배의 가격에 사들인 것이다.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의 인수 전인 2021년 10월 경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 전자폐기물 재활용 공장 설립을 위해 미화 8,500만 달러(1,14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고려아연 인수 후인 2023년 6월 경 이 투자 계획마저 소리소문 없이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배경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2023년 한해 매출 809억 원, 손실 53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금이라도 5,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밝혀야 한다. 또 이그니오 홀딩스의 인수가 떳떳하다면 실사보고서 및 투자심의 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