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식 헐값 처분은 배임” 영풍·MBK 파트너스, 최윤범 회장·박기덕 대표 상대로 주주대표소송 절차 시작
게시일 2025.03.05
지난해 11월 고려아연이 보유 중이던 주식회사 ㈜한화 지분 7.25% 전량을 한화에너지에 염가 처분한 것과 관련, 그같은 처분 결정을 내린 박기덕 대표와 실질 의사결정권자인 최윤범 회장에 대해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마땅히 프리미엄을 받아야 할 주식을 헐값에 한화에너지에 처분해 고려아연과 주주들에게 큰 재산적 손해를 끼쳤다”며 “최윤범 회장은 이같은 손해를 잘 알면서도 당시 경영권 박탈 위기에 몰리자 고려아연 주요주주인 한화 계열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소 제기 배경을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 7.25%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로 한화에너지에 주당 2만7950원에 넘겼다. 2년 전 고려아연이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한화 지분을 매수할 당시 가격보다 3% 낮은 가격으로 명목상 약 49억원의 손실을 봤다. 거래가 있기 불과 4개월 여 전, 한화에너지는 (주)한화 지분을 주당 3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나섰다. 만약 고려아연이 이 공개매수에 응해 (주)한화 지분을 처분했다면 매입가 대비 49억원 손실이 아니라 약 110억원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
그게 다가 아니다. 실제 기회손실(Opportunity Loss)은 이보다 몇배 컸다. 한화에너지로선 그룹 승계를 위해 중요한 주식을 기대보다 훨씬 헐값에 확보한 것이지만, 고려아연 입장에선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자산을 오히려 손해보고 처분한 꼴이다. 더군다나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MBK로 넘어갈 경우 (주)한화 지분 매입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할 정황도 충분했다. 한화에너지로선 프리미엄 지불이 아깝지 않을 주식이었던 셈이다.
고려아연이 보유하던 ㈜한화 지분 7.25%를 넘겨받은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14.9%에서 22.16%로 상승했고, 한화에너지를 포함한 그룹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한화 지분율은 55.83%로 과반을 넘었다.
한화그룹 대주주 입장에선 지배력 강화도 호재지만, 당시 거래시점이 (주)한화 주가 상승에 배팅할 만 한 호재들이 만발하던 때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이미 7월부터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들이 수혜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트럼프 당선 직후인 11월 이후부터 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주)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방산계열사들의 지분을 대량 보유한 대주주로서 주가 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이었다.
2025년 3월 4일 종가 기준 (주)한화 주가는 4만4550원으로, 4개월 전 고려아연이 한화에너지에 지분을 넘겼던 가격 대비 약 60%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만약 고려아연이 현재 가격에 (주)한화 지분을 처분했다면 무려 93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 기회는 한화와 맺은 3년이란 의무보유약정만 지켰더라도 가질 수 있었는 것이었다.
최윤범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대규모 금융차입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됨에 따른 현금 확보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자본시장 주변에선 “자가당착 아니냐”는 반응이다. 최 회장 개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재무적으로 멀쩡하던 회사에 2조원이 넘는 고금리 차입 부담을 고의로 지우고, 그 돈으로 대규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하면서 “그래도 재무적으로 문제없다”고 장담하던 장면을 시장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거래규모와 이해관계는 상이하지만, 고려아연 주주와 시장에 큰 우려를 안겼던 지난해 10월말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동기와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는 지적들이다.
더군다나 (주)한화 주식 처분은 1000억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재산 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절차를 생략, 원아시아펀드 출자 당시 저질렀던 경영상의 오류를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당초 (주)한화 주식을 취득할 때에는 이사회를 결의를 했는데, 처분할 때에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 뒤가 안 맞는 것이다.